채소와 녹즙 드시는 암환자는 왜 근육이 줄어들까?
최근 완전해독연구소에는 암 진단 후 체중이 10kg, 많게는 15kg까지 감소한 상태로 방문하는 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이분들의 식사 내용을 들어보면 공통점이 있습니다.
- 고기와 생선, 달걀 같은 단백질 식품을 거의 먹지 않습니다.
- 밥과 지방 섭취를 지나치게 줄입니다.
- 끼니 대신 많은 양의 채소와 녹즙을 먹습니다.
- 간헐적 단식이나 장시간 금식을 반복합니다.
- 암세포를 굶기면 암이 약해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검사를 해보면 기대와 다른 결과가 나타납니다.
BIA 생체전기임피던스검사에서는 세포의 영양 상태와 세포막 상태를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위상각이 낮아져 있고, 세포막의 전기적 저장 특성을 반영하는 지표도 함께 떨어진 경우가 많습니다. 인바디에서는 대부분 근육량이 표준 이하로 나타납니다.
“요즘 체력은 어떠세요?”라고 물으면 거의 비슷한 대답을 합니다. “기운이 없어요.” “조금만 걸어도 힘들어요.” “다리에 힘이 빠져요.” “항암치료를 견디기가 점점 어려워요.”
암세포를 굶기려고 시작한 식사였지만, 실제로는 암세포보다 정상세포와 근육이 먼저 굶고 있었던 것입니다.
🥕 채소가 나쁜 것이 아닙니다
먼저 오해하지 말아야 할 점이 있습니다.
채소 자체가 근감소를 일으키는 것은 아닙니다. 채소는 비타민, 미네랄, 식이섬유와 다양한 파이토케미컬을 공급하는 중요한 식품입니다. 암환자의 건강한 식사에도 반드시 필요합니다.
문제는 채소와 녹즙이 밥, 단백질, 지방이 들어갈 자리를 모두 차지할 때입니다.
큰 그릇으로 생채소를 먹거나 식전에 많은 양의 녹즙을 마시면 배는 금방 부릅니다. 그러나 채소는 부피에 비해 열량과 단백질이 적습니다. 배는 가득 찼지만 몸이 사용할 에너지와 근육의 재료는 부족할 수 있습니다.
이 상태가 반복되면 우리 몸은 부족한 에너지를 마련하기 위해 저장된 지방뿐 아니라 근육의 단백질까지 분해합니다. 특히 암과 항암치료로 염증과 대사 부담이 커진 상태에서는 근육 분해가 더 빠르게 진행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정확한 표현은 다음과 같습니다.
채소와 녹즙을 많이 먹어서 근육이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채소와 녹즙으로 끼니를 대신하여 충분한 열량과 단백질을 섭취하지 못할 때 근감소 위험이 커집니다.
🔎 암세포만 선택적으로 굶길 수 있을까요?
암세포가 포도당을 많이 이용한다는 사실 때문에 탄수화물을 끊고 단식하면 암세포를 굶길 수 있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사람의 몸은 그렇게 단순하게 작동하지 않습니다.
혈액 속 영양분은 암세포에만 전달되는 것도, 정상세포에만 전달되는 것도 아닙니다. 암세포와 정상세포, 면역세포는 모두 같은 혈액을 통해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받습니다. 현재까지 특정 음식을 끊거나 금식하는 방법으로 사람의 암세포만 선택적으로 굶길 수 있다는 근거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Cancer Research UK도 암세포가 포도당을 이용하지 못하게 하면서 정상세포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 식사 방법은 없다고 설명합니다.
음식을 적게 먹어도 우리 몸은 혈당을 유지해야 합니다. 처음에는 간에 저장된 글리코겐을 사용하고, 이후에는 지방과 근육에서 재료를 꺼내 포도당과 에너지를 만듭니다.
쉽게 말하면, 연료가 들어오지 않으면 몸은 집 안의 가구를 부숴 땔감으로 쓰기 시작합니다. 이때 가장 쉽게 꺼내 쓰는 재료 중 하나가 바로 근육입니다.
따라서 암세포를 굶기겠다는 무리한 단식이 오히려 정상세포와 면역세포, 근육을 약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암 치료 중 단식은 영양실조, 체중감소, 피로와 회복 지연을 일으킬 수 있어 개인별 평가 없이 시행해서는 안 됩니다. MD 앤더슨 암센터도 암 치료 중 단식의 중요한 위험으로 영양실조와 체중감소를 지적합니다.
👌🏻 체중보다 먼저 확인해야 할 세 가지
암환자의 영양 상태를 볼 때 체중계 숫자만 확인해서는 부족합니다. 몸이 붓거나 복수가 있으면 체중이 유지되더라도 근육은 줄어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완전해독연구소에서는 다음 세 가지 축을 함께 살펴봅니다.
확인 지표 | 무엇을 살펴보는가 | 낮아질 때 의심할 수 있는 상태 |
위상각 | 세포막의 온전함, 체세포량, 수분 분포와 영양 상태 | 영양불량, 체세포량 감소, 염증 및 수분 불균형 |
세포 에너지 환경 | 세포막의 전기적 저장 특성과 대사활성 조직의 상태 | 세포 기능과 에너지 대사 환경의 저하 가능성 |
근육량·근력 | 몸의 단백질 저장고와 실제 움직이는 능력 | 피로, 보행능력 저하, 낙상 및 치료 부작용 위험 증가 |
1️⃣ 위상각
위상각은 BIA에서 측정되는 저항과 리액턴스를 이용해 계산합니다. 세포막의 상태, 체세포량, 세포 안팎의 수분 분포를 종합적으로 반영하기 때문에 임상에서는 영양 상태와 세포 건강도를 살펴보는 참고 지표로 사용합니다.
암환자에서 낮은 위상각은 영양불량과 낮은 근육량 위험을 평가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위상각은 나이, 성별, 근육량, 염증, 부종과 측정 조건의 영향을 받으므로 한 번의 숫자보다 동일한 조건에서 변화 추이를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최근 연구들도 위상각을 암환자의 영양 상태를 평가하는 유용한 보조 지표로 보고 있습니다.
2️⃣ 세포 에너지 환경과 미토콘드리아
BIA에서 확인하는 세포막의 축전 특성이나 에너지 저장능력은 세포막과 대사활성 조직의 상태를 간접적으로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연구소에서는 이를 위상각, 체세포량, 세포내수분 등과 함께 보면서 세포가 에너지를 만들고 사용하는 환경을 평가합니다.
다만 의학적으로 BIA가 미토콘드리아의 ATP 생성량을 직접 측정하는 검사는 아닙니다. 따라서 “미토콘드리아 활성을 직접 측정했다”기보다는 다음처럼 표현하는 것이 정확합니다.
BIA의 에너지 저장 관련 지표를 통해 세포막과 대사활성 조직의 상태를 살펴보고, 미토콘드리아가 원활하게 기능할 수 있는 세포 에너지 환경을 간접적으로 평가합니다.
미토콘드리아가 에너지를 만들려면 탄수화물과 지방이라는 연료뿐 아니라 단백질, 비타민, 미네랄과 산소가 필요합니다. 녹즙만으로는 이 모든 재료를 충분히 공급하기 어렵습니다.
3️⃣ 근육량과 근력
근육은 단순히 팔과 다리를 움직이는 조직이 아닙니다.
근육은 몸이 필요할 때 사용할 수 있는 단백질과 아미노산의 저장고입니다. 혈당을 조절하고, 움직임을 만들며, 운동할 때는 여러 가지 마이오카인을 분비해 다른 장기 및 면역계와 소통합니다.
암환자의 근육량이 부족하면 쉽게 지치고 활동량이 줄어들며, 다시 근육이 감소하는 악순환이 시작됩니다. 낮은 골격근량은 일부 암환자에서 치료 독성과도 연관되는 것으로 보고되어 있습니다. Clinical Nutrition 메타분석
따라서 암환자는 체중만 늘리는 것이 아니라 근육량과 근력까지 함께 회복해야 합니다.
🩺 면역영양학은 암세포만 바라보지 않습니다
암 치료에서 중요한 것은 암세포를 공격하는 것만이 아닙니다.
수술 부위가 회복되려면 정상세포가 새로운 조직을 만들어야 합니다. 항암치료 후 혈액세포가 회복되려면 골수세포가 작동해야 합니다. 세균과 바이러스를 방어하려면 백혈구와 면역세포가 끊임없이 새로 만들어져야 합니다.
이 모든 과정에는 에너지와 단백질이 필요합니다.
면역세포도 세포입니다. 충분한 영양이 없으면 면역세포 역시 튼튼하게 만들어질 수 없습니다. 면역영양학의 핵심은 특정 식품 하나로 암세포를 공격하는 것이 아니라, 정상세포와 면역세포가 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필요한 재료와 에너지를 충분히 공급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암환자의 식사는 두 가지 질문을 동시에 통과해야 합니다.
첫 번째만 생각하고 두 번째를 놓치면 건강식처럼 보이지만 몸은 점점 약해질 수 있습니다.
✨ 암환자의 회복 식사는 이렇게 달라져야 합니다
유럽임상영양대사학회 ESPEN은 암환자의 필요 에너지를 일반적으로 하루 체중 1kg당 25~30kcal, 단백질은 1kg당 1g 이상, 가능하다면 1.5g까지 섭취하도록 권고합니다. 또한 개인에게 맞춘 저항운동을 함께 제안합니다.
예를 들어 체중 50kg인 환자라면 일반적인 출발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 에너지: 하루 약 1,250~1,500kcal
- 단백질: 하루 약 50~75g
이는 모든 환자에게 똑같이 적용하는 처방은 아닙니다. 암의 종류와 병기, 치료 상태, 신장·간 기능, 소화능력, 염증과 활동량에 따라 조절해야 합니다.
회복기 식사의 기본 원칙은 다음과 같습니다.
- 채소는 끊지 말고, 충분한 열량과 단백질을 방해하지 않는 양으로 먹습니다.
- 소화력이 약하다면 생채소보다 익힌 채소를 활용합니다.
- 녹즙은 식사를 대신하지 않고 보조적으로 섭취합니다.
- 매 끼니 두부·콩·달걀·생선·해산물 등 소화 가능한 단백질 식품을 포함합니다.
- 밥, 감자, 고구마 등의 탄수화물을 무조건 배제하지 않습니다.
- 견과류, 씨앗, 들기름, 올리브유 등으로 필요한 열량을 보충합니다.
- 체력에 맞는 걷기와 가벼운 저항운동을 병행합니다.
- 체중뿐 아니라 근육량, 근력, 위상각과 수분 분포의 변화를 함께 확인합니다.
채소는 회복 식사의 중요한 구성원입니다. 그러나 채소 혼자서 회복 식사 전체를 담당할 수는 없습니다.
⭐ 반드시 회복해야 할 세 가지 축
암환자의 몸을 다시 일으키기 위해서는 다음 세 가지가 함께 좋아져야 합니다.
위상각을 회복하고, 미토콘드리아가 에너지를 만들 수 있는 세포 환경을 조성하며, 근육량과 근력을 키워야 합니다.
위상각만 높고 근육이 부족해도 안 됩니다. 근육량만 많고 세포의 수분 균형과 영양 상태가 좋지 않아도 충분하지 않습니다. 단순히 체중만 늘어 지방과 부종이 증가하는 것도 올바른 회복이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세 가지 축이 함께 회복될 때 움직일 힘이 생기고, 치료를 견딜 체력이 올라가며, 정상세포와 면역세포가 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됩니다.
📢 암환자의 식사는 ‘굶기는 식사’가 아니라 ‘살리는 식사’여야 합니다
암환자에게 채소와 녹즙은 필요합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몸을 회복시킬 수는 없습니다.
암세포를 굶기려다 정상세포와 면역세포, 근육까지 함께 굶겨서는 안 됩니다. 10kg, 15kg의 체중감소를 단순한 해독 과정이나 명현반응으로 생각해서도 안 됩니다. 의도하지 않은 체중감소와 근육 감소, 지속되는 무기력은 몸이 보내는 분명한 영양 위험 신호입니다.
암환자의 식사는 암세포만 바라보는 식사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정상세포를 살리고, 면역세포를 튼튼하게 만들고, 근육과 체력을 회복시키는 식사.
그것이 치료를 견디고 일상을 되찾기 위한 진짜 회복 식사입니다.
※ 본 글은 일반적인 건강정보이며 개인의 치료 및 영양 처방을 대신하지 않습니다. 최근 체중이 빠르게 감소했거나 근육량과 근력이 줄었다면 담당 의료진과 임상영양 전문가의 평가가 필요합니다. 특히 신장질환, 간질환, 부종·복수 또는 장폐색 위험이 있는 경우 단백질과 수분, 섬유질 섭취량을 개별적으로 조절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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